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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연예이슈

홍콩 시위에서 방탄소년단 지민 팬이 건넨 말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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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시위가 4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위키트리에도 시위 소식을 전하는 홍콩 시민들 제보가 이어지고 있다. 대부분 한국 아이돌을 좋아하거나 한국 유학 경험이 있는 분들이다.

위키트리는 이들 중에 방탄소년단 팬이 많은 것을 확인, 아이돌 팬의 일상이 홍콩 시위 전후로 어떻게 달라졌는지 묻기 위해 지난 1일 홍콩을 방문했다.

마침 홍콩에서는 중국 건국절 70주년을 맞아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고 있었다. 기자는 홍콩의 한 대학 캠퍼스에서 아미 출신 시위자들을 여러 명 만났다.

장소를 대학으로 정한 이유는 시위자들이 그렇게 요구했기 때문이다. 대학은 홍콩 경찰들이 진입하지 못하는 몇 안 되는 장소였다. 그만큼 시위자들은 안전을 많이 걱정했다.

이들은 시위대를 상징하는 검은 옷을 입고 얼굴을 가릴 모자와 마스크 차림으로 나타났다. K도 그중 하나였다.

 

 

자신을 20대 직장인이라고 소개한 K는 눈에 띄는 친구가 아니었다. 덩치는 작았고 말도 많지 않았다. 목소리도 작아 인터뷰 중에 조금만 크게 말해달라고 부탁해야 할 정도였다.

K의 트위터 계정은 방탄소년단 멤버 지민 사진으로 가득했다. K는 2015년 홍콩 MAMA 콘서트에서 방탄소년단의 '런(RUN)' 공연을 보고 입덕했다고 밝혔다. 지민이 너무 귀엽고 춤도 잘 춰서 '최애'라며 쉬는 날에는 주로 지민 덕질을 한다고 말했다.

K의 일상은 송환법 이슈가 떠오른 지난 6월부터 달라졌다.

"저는 (첫 시위가 있었던) 6월 9일 이후 주요 시위는 모두 참석했어요. 이제 주말에는 시위에 나가야 해서 다른 여가 활동을 할 수가 없어요. 덕질 할 시간도 없고요. 얼마 전에 신곡이 나왔는데(지난달 27일 제이홉은 솔로곡 '치킨 누들 수프'를 발매했다) 바로 듣지도 못했어요. 요즘에는 뉴스와 신문만 보거든요"

기자는 K에게 시위에 나가는 것이 무섭지 않냐고 물었다. 아무리 봐도 시위와는 거리가 멀어 보였기 때문이다.

"당연히 무섭죠. 홍콩 사람들 모두가 무서워할걸요. 하지만 홍콩이 특별행정구가 아니라 중국의 다른 도시들처럼 되는 게 더 무서워요. 왜냐하면 홍콩은 정말 특별한 곳이고 저는 여기서 태어났고 자랐기 때문이에요, 저는 홍콩을 지키고 싶어요"

 

 

 

 

K는 인터뷰 중에 사진 한 장을 언급했다. 홍콩 아미가 경찰 진압을 피하다 떨어트렸다고 알려져 한국에서도 유명한 사진이었다.

"시위 중에 정국의 토끼 인형이 떨어진 사진이 있어요. 인형 주인은 체포됐는데 그래서 더 마음이 아파요. 그 아미와 홍콩 사람들을 생각하면 마음이 아파요"

기자는 K에게 조심스러운 질문도 건넸다. "홍콩 시위와 방탄소년단은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사실 아미들은 홍콩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에 있고요. 아미로서 홍콩 시위를 말할 수 있을까요?"

K와 다른 친구들은 홍콩 시위와 방탄소년단은 관련 없다며 동의했다. 다만 자신들이 한국 아미들과 다를 바 없는 평범한 아이돌 팬임을 강조했다. 이런 자신들이 왜 시위에 나설 수밖에 없는지 한 번쯤 생각해봐달라고 호소했다.

K는 말을 하던 중에 감정이 북받쳤는지 곧 울 것처럼 말했다.

"제가 시위를 하는 이유는 단지 홍콩 사람이기 때문이에요. 저희가 국제 사회의 관심을 얻을 수 있다면 다 해보고 싶어요. (중략) 사실 홍콩 사람들 계속 쟁취하려는 것은 전세계 사람들 원하는 가치에요. 민주주의와 자유. 여러나라에서 공기처럼 당연한 건데 홍콩은 왜 이렇게 됐을까요..."

 

 

인터뷰를 마친 기자는 시위를 보기 위해 시내로 이동했다. 함께 만난 친구들도 각자 시위 장소로 흩어졌다(시위는 홍콩 전역에서 이뤄졌다).

오후 6시, 야우마테이역 사거리에서 마지막으로 촬영을 하고 있었다. 인근 조던역에서 진압 경찰이 올라오고 있었기 때문이다.

순간 누군가 어깨를 쳤다. 기자는 깜짝 놀랐다. K가 웃고 있었기 때문이다. K는 시위대를 따라 행진하다 야우마테이역까지 왔다며 인사를 건넸다. K는 경찰이 오면 정말 위험해진다며 기자에게 숙소로 돌아가기를 권했다. 시위가 격해지면서 홍콩 경찰은 종종 시위대뿐만 아니라 기자와 외국인을 진압하기도 했다.

기자도 K에게 권했다. 집으로 돌아가야 하지 않냐고. 하지만 지민이 최애라던 이 작은 홍콩 아미는 생각보다 용감했다. 자신은 계속 시위를 하겠다고 말했다.

결국 기자는 K를 두고 숙소로 돌아왔다. K가 이날 몇 시까지 시위에 참석했는지는 알 수 없다.

앞으로도 얼마나 많은 K들이 시위에 나서야 할지도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

 

 

 

시위대가 점거하고 있는 야우마테이역 사거리

갑자기 나타난 K (시위 참가자 신상을 보호하기 위해 얼굴 촬영은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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