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신고가를 경신하는 요즘 아파트 한 채 가격이 ‘마티즈’보다 싸다면 여러분들은 믿을 수 있으신가요?

지난달 전남 고흥군에 있는 ‘뉴코아(전용 22㎡)’가 800만 원에 매매되며 새 주인을 맞았습니다.

같은 시기에 서울 용산구 한남동 ‘파르크한남’ 전용 268㎡은 120억 원에 계약을 체결하며 ‘역대급’ 주택 양극화 현상을 보여주었죠.
파르크한남 한 채를 팔면 뉴코아 아파트를 최소 1260채에서 최대 1500채를 살 수 있는 셈인데요. 역대 최고 수준의 가격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며 국민 갈등이 야기되고 있습니다.

강남의 20평대 아파트가 30억 클럽에 가입하며 ‘강남불패’를 보여주는 반면 지방에서는 여전히 1천만 원을 밑도는 초저가 소형 아파트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요.
뉴코아 외에도 경북 칠곡군 ‘성재’ 아파트 전용 31㎡가 지난달 3일 950만 원에, 경북 포항 남구 ‘신형석리’ 아파트 전용 53㎡이 같은 달 7일 900만 원에 매매 계약서를 쓰며 1천만 원 미만 단지에 이름을 올렸죠.
최근 대출 규제와 함께 집값이 꼭대기를 찍었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전국적으로 집값이 둔화되거나 지역에 따라 하락세를 보이기도 하는데요.

이에 반해 ‘똘똘한 한 채’를 가지려는 움직임이 커지며 초고가 아파트들의 가격은 외려 신고가를 갱신하고 있습니다.
실제 아파트 시세에도 이러한 양상을 살펴볼 수 있는데요.
KB 시세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하위 20%의 아파트값은 평균 1억 2490만 원대로 전달보다 84만 원 떨어졌지만, 상위 20%의 아파트값은 평균 2200만 원 이상 오른 11억 8900만 원대로 조사됐습니다.

부동산 전문가는 “현 정부가 출범한 이후 정비 사업이 어려워지는 등 수요가 많은 지역에서 주택 공급이 원활하지 않았다”라고 분석에 나섰는데요.
이어 “한정 물량에 수요가 몰리다 보니 고가 주택을 중심으로 집값이 치솟을 수밖에 없다. 부동산 시장의 조정이 커질수록 가격 격차가 더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집값 양극화는 서울과 5대 광역시의 아파트값 격차에서도 볼 수 있는데요.

현 정부가 출범한 2017년 5월 서울과 5대 광역시의 아파트 평균 매매 가격은 각각 6억 700만 원, 2억 6200만 원으로 차이는 3억 4천만 원 수준이었죠.
그러나 이후 서울의 아파트값은 폭등 수준으로 상승하며 지난해 12월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12억 4천만 원을 넘어서는데요. 정부 출범 4년 만에 2배 이상 올라 충격을 주었죠.
반면 5대 광역시의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같은 기간 3억 9000만 원으로 51% 오르는데 그치며 가격 격차가 8억 5000만 원 이상 벌어집니다.

한 경제 관련 리서치 연구원은 “다주택자에 대한 보유세 강화와 1주택자 세 부담 완화로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은 더욱 강화되고 있다. 서울과 5대 광역시 간의 지역 양극화는 더울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했죠.
집값 양극화 현상에 네티즌 또한 다양한 의견을 드러냈는데요.
일부 네티즌들은 ‘일자리가 있는 수도권으로 몰릴 수밖에 없으니 양극화는 필연적이다’ ‘다주택자를 역적으로 보는 세상에 누가 시골에 집을 사냐’ 등의 의견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사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현 상황이 일시적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는 점인데요.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금리 인상과 대출 규제로 거래량이 감소하며 부동산 시장 내 ‘옥석 가리기’가 더욱 심화될 것이라는 예측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다가오는 대선에서 어느 후보자가 승리하든 집값 조정은 필연적일 수밖에 없는데요.
집값 양극화가 ‘빈익빈 부익부’를 더욱 악화시키는 만큼 새로운 정부에선 어떤 묘수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할지 궁금해지네요.